화동(和同)
구본윤
기차를 타다가 기차처럼 달리는 별을 보았다
어둠이 점등할 시간 내 손끝 닿진 못해도 별은
밤하늘 콕 박아 넣은 빛 돌처럼 어둠을 반짝이구나
깜박이고 반짝이는 별
너는 광년을 달리고도 어찌 쉼 없는 점멸을 반복하는가
멀리 별빛 하나를 쥐고 또 다른 기차가 달려온다
들려온다 질주하는 어둠의 소리가
뼈마디가 부딪치는 거친 음색
은은한 떨림으로 긴 건반을 짓누르며 지나갔다
기차가 지난 철길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날아가는 소리
훤한 달빛을 끊어버리고 내 이마를 지나는 소리
기차가 왔다 가고 세월이 왔다 간다
넘실대는 바다 물결
그 속에 내 모습까지 세상이 온통 검게 물들었다
바람 속에서
날개 없는 것들이 기차 위 내리고 있다
거대한 발자국 하나 없이
기차를 타다가 기차처럼 달리는 별을 보았다
·2015 《부산시단》 시 등단. 부산문인협회 이사
·계간《문심》편집장. 「글길포럼」 회장
·수상: 부산문학상. 《부산시단》 작가상
·《실상문학》 작품상. 《문심》 현대시 저작대상
·시집. 포토포엠 『말할 걸 그랬다』, 『철길 가슴 』 외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