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人山 김만옥
산책길에서 만난 아줌마들
시끌벅적하게 숲속을 흔들며 지나간다
“아이구! 내가 진짜 .....”
수많은 말들 중에 유독 이 한마디가
왠지 목에 턱 걸리며 가슴을 친다
그래, 사는 게 다들 거기서 거긴가 보다
무언가 고소한 뉘앙스[nuance]를 풍기지만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내뱉어 본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익살스런 말이다
뒤에 생략된 말들을 상상해보면
저절로 슬며시 웃음이 묻어난다
걸쩍지근한 욕일 수도 있고
눈물겨운 하소연일 수도 있으며
자조적인 푸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줌마 자신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미 다 안다
겉으론 큰소리 텅텅 치면서도
별수 없이 참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어쩌면 참고 살아가겠다는 것을
자신에게 다짐하고
이웃들에게 선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먼 길이어도 강물이 흘러가는 것은
바다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듯이
“아이구! 내가 진짜 .....”
이 말에는 숱한 연민과 애증이
매콤달콤하게 잘 버무려져 있기 때문이다
·시인 / 수필가 / 시조시인 / 아동문학가
·1974년「국민교육헌장이념구현」문예경시대회 장원으로 작품 활동
·부산문학인협회 상임 부회장, 부산솔잎시조문학회 회장
·주간 한국문학신문 선임기자
·제7회 「每日시니어문학상」당선(2021년), 제27회 부산문학상 수상 외
·시 집 『처음 가는 길』외 3권
·시조집 『길 위에서 노래하다』외 1권, 수필집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