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이야기
이윤
물에다 생을 풀고 모든 물을 버무려본다
빗물 고인 웅덩이
엄마가 뜬 정화수
소금 속의 바닷물
누각 밑 아랫물이 강물이란다
저기 지나가는 낮 기차는
수십 세기의 당신을 싣고
꺼어억 긴 물을 쏟아냈다
한 시절 길 열어 주고 굽이져
그 사이에 물꽃이 피고 졌다
모든 사물과 사람 사이에는 물이 흘러갔다
실시간 음악과 밤비가
한 아이의 불우했던 눈물을 만들고 있다
너와 나에게도 울컥, 예각의 물 지나갔다
생은 뒤척이는 핏물이 되기도 했다
물소리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악보 없이 지휘자 없이
비에 젖은 풀잎들 일어서게 했다
말갛게 씻긴 물, 새 울음소리 듣는 중이다
·2011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신인상
·2017 김해문협 우수작품집상. 2025 김해문학상
·시집 『무심코 나팔꽃』 『혜윰 가는 길』 『우수와 오수 사이』
·한국작가회의 경남작가회의 밀양문학회 김해문인협회 시산맥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