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세 가지 방법
 
 [2021-01-04 오후 12:37:08]

살을 빼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굶어서 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파서 빼는 것이며, 세 번째는 운동을 해서 빼는 것이다.

굶어서 빼는 방법이 쉬워 보이는지 이 방법을 가장 많이 선택하는데, 이건 며칠만 지나면 거의 대부분 포기하고, 또 며칠 지나면 다시 시작하는 상당히 비합리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아파서 빼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봤겠지만 아프면 살은 당연히 빠진다.

그러나 빠지는 살에 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고, 가장 큰 문제는 아픈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상당히 수동적인 방법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운동을 통한 살 빼기를 선택하는데, 그런데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사는 게 과연 쉬울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많은 경우 그렇듯 몸에 붙어있는 여분의 살들을 빼겠다는 목적으로였다.

지금은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땐 무척 간절했는지 새벽 이불에 남아있는 달콤한 온기를 박차고 일어나서, 콩 반쪽만한 담력으로 어둠이 주는 무시무시한 공포를 누르면서 매일 새벽에 산으로 향했다.

간절함에 눌리던 공포심은 간절함이 사라지면 더 큰 탄력으로 튀어 오르게 된다. 여분의 살들이 조금 줄어들게 되자 새벽 산행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 되고, 그래서 발길을 향하게 된 곳이 헬스클럽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얼굴과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되며, 각기 다른 것처럼 같은 목적의 일이라도 각기 다른 행동을 보인다.

운동하는 것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스트레칭만 줄기차게 하시는 분, 스트레칭 없이 본 운동에 바로 들어가시는 분, 웨이트 트레이닝만 죽자고 하시는 분, 에어로빅이나 스피닝 등 춤추는 운동만 하시는 분, 걷기만 하시는 분, 운동하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이 더 많으신 분, 입 한번 떼지 않는 심하게 과묵한 분 등의 다양성을 보인다.

그렇게 같은 듯 하지만 매일 조금씩은 달랐을 운동을 거의 20년째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하루씩 운동을 빼먹는 날이 그렇게도 좋으니 운동을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최근엔 코로나로 헬스장엘 가지 않고 집에서 덤벨 등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나는 하던 일을 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금단현상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게 결국은 중독이라는 것일 게다.

누군가는 집에서 운동한다고 하면 독하다고 한다. 운동중독인지 독한 건지는 모르겠다마는, 운동을 하는 중독이나 독함은 괜찮은 거 아닌가?

 

김종열/농협 밀양시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