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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무늬

[2021-01-04 오후 12:24:06]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 엄동설한에 철없는 우리를 남겨두고. 작은방에 고장 난 깜빡이 전등은 누가 고쳐주며, 삐걱대는 화장실 문은 누가 손보아 줄 것인지.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미어진다. 아버지가 갑자기 우리 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상황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준비하고 싶지가 않았는지도 모른다. 호흡기 질환과 당뇨를 앓고 계신 분이기에 언제고는 위급한 상태가 생길 수도 있었는데도, 짐짓 모른 체하고 죽음은 먼 남의 일인 것처럼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곁에서 눈길을 거두지 않고 보살펴 드렸어야 했는데, 나에겐 그럴듯한 핑계만 있었던 것이다. 근거도 없는 긍정의 무책임을 후회해본들 아버지를 다시는 만나 뵐 수가 없다.

장난기 있는 미소, 까탈스런 입맛, 섬세하지 못해 상처를 자주 주던 밉살스런 말투까지도 이제는 그리운 과거가 되고 말았다. 어리석게도 나는 아버지가 천년만년 곁에 있을 줄만 알고 모질게 대들기도 했었다. 돌이켜보면 당신만큼 나를 아끼고 위해준 사람이 어디에 또 있을까. 쉰을 넘긴 딸년이 마냥 아이인 줄만 아셨던지 한사코 무거운 것을 못 들게 하셨다. 머리가 허연 팔순의 노모더러 들어다 주라고 성화였으니, 각별했던 고명딸 사랑을 뼈에 새기고만 싶다. 벌써부터 앞이 캄캄하다. 답답하고 답답해라. 아버지, 우리 아버지. 어디에서 다시 만난단 말인가.

생각해보면 아버지 또한 막내로 자랐고, 물려받은 가산도 없이 좌충우돌 해가며 어렵사리 자수성가해 일가를 이룬 연약한 한 인간에 불과했다. 작고 왜소한 체구 어디에 그런 곰 같은 힘이 숨겨져 있었던지, 아버지가 헤쳐 나왔을 삶의 굽이굽이를 짐작해보려니 새삼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버지는 전기, 토목, 건축, 설계, 조경 등등 정말 못하는 일이 없으셨다. 무엇이든 뚝딱 만들고 고쳐냈다. 아버지의 업적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재작년에 우리 집 2층 계단에 타일이 떨어져 걱정을 했더니, 엄마하고 두 분이 한 팀이 되어 공구가방을 들고 오셔서 미장일까지 깨끗이 마무리해놓고 가셨다. 정말 감쪽같이 전문가 수준으로. 대학시절 아끼던 통굽 구두의 뒤축이 떨어져나갔을 때도 구두수선공 이상의 실력을 발휘해 나를 깜짝 놀라게 한 일도 있었다. 아버지는 원조 맥가이버에 버금갈 진정한 정가이버셨다.

언제나 소중한 것은 잃고 난 후에서야 비로소 가치를 깨닫게 되는 걸까.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나도 갑자기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인간의 삶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불각중에 맞닥뜨리게 될 일들에 얼마나 준비가 되었나. 아무리 인생은 돌발상황의 연속이라지만, 그저 하루살이처럼 저물어가는 해의 뒷모습만 넋 놓고 바라보는 신세는 아닌지 다시금 뒤를 돌아보는 시간들이다. 착륙이 불가능한 공항 주위를 대책도 없이 떠돌고 있는 것 같은 요즘. 가진 건 없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용감했던 돈키호테 같던 울아부지. 나는 이제 뒷강에 매어둔 배를 잃어버렸다.

 

아버지의 무늬

겉으론 무심한 듯 퉁명스러워도

속은 참으로 따뜻하고 여린 사람

남자는 세상 파도와 거칠게 싸워도

아버지는 무늬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이용철 디카시>

 

정희숙/(사)기회의 학숙 총무이사, 시인, 문학평론가

 

정희숙

 
 
 
장창표 부모님은 살아 생전에 따뜻한 말 한마디, 짜장면 한그릇, 안부 전화 등이 중요하지 돌아가신 후는 산쇠 잘 만들고 제사 잘 지내봤자 무슨 소용이 밌겠습니까? 살아 생전에 잘 합시다.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고^^ 2021-01-06 10:32
이용철 그리운 아버지.
가슴속에서 기억속에서
영원히 살아계실
아버지.
사랑합니다.
2021-01-0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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