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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2021-07-14 오전 10:44:02]
 
 
 

카톡이 울린다. 폰을 들여다본다. 좋은 것은 절대 혼자만 할 수 없다는 이타심 강한 분께서 단톡방에 올린 영상물이다.

심하게 잔잔한 음악을 깔고, 심하게 화사한 꽃 사진이나 풍경 사진이 슬라이드 되면서, 그 위로 심하게 좋은 문구가 흐른다. 주로 부질없는 욕심은 내려놓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라는 내용이다. 가끔씩 받게 되는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류의 메시지이다. 근데, 정말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필요 없는 것일까?

젊었을 때에는 노후대비라는 명목으로, 좋게 말하면 합리적인 소비를 하며 살았고, 나쁘게 얘기하면 하고 싶은걸 하지 않는, 또는 하지 못하는 지지리 궁상으로 살았다. 저축은 미덕이라는 어릴 적 교육이 큰 힘을 발휘한 까닭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게 젊었을 때 누릴 수 있는, 젊었을 때 해야만 재미있는, 그래서 행복해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미래로 유보한 것이었다.

젊음을 유보할 수 없듯이 그 행복도 유보할 수 없음이 당연한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급여 생활자나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부를 축적하면서 살아 왔을 텐데, 그런데 돈이 싫다고?

명예를 사전에 찾아보면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그런 존엄이나 품위라고 되어 있다. 명예로운 사람은 자신은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에게서 칭송을 받는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들일 텐데, 그렇게 본다면 사전적인 의미에서 명예로운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 중에서도 명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범위를 조금 축소하여 보면, 불특정 다수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 속한 사회나 조직, 더 축소하여 가정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품위를 가진 분들 말이다. 어떤 사회나 국가가 건강하려면, 이렇게 그들만의 세상에서 명예롭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 텐데, 그런데 명예가 싫다고?

가슴 터질 듯 열망하는 사랑, 사랑 때문에 목숨 거는 사랑이 노래 가사처럼 젊을 때의 사랑은 열정의 순간이다. 그러나 차가운 세월이 흐르고 흐르면 식어 가면서, 은근한 또는 미적지근한 사랑, 다른 말로 표현하면 으로 변하게 된다.

차를 마실 때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낸 다음 식혀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시듯이, 사랑이라는 것도 식혀서 미지근할 때가 사람에게 더욱 더 소용되는 것이며, 따뜻한 찻잔처럼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것일 텐데, 그런데 사랑도 싫다고?

어쩌면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류의 메시지는 돈도, 명예도, 사랑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의 거짓 위안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돈은 편리함과 평온함이라는 물질적인 만족감을, 명예는 자부심이라는 심리적인 만족감과 더불어 세상이 밝아지게 하는 가치이며, 사랑은 온유한 사회를 만드는 소중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에게서 좋아하는 사람으로 전달되는 카톡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과함을 버리라는 것일 게다.

필요한 돈이 100원이라고 한다면 100원을 가진 사람은 200원을 원하고, 심지어 1,000원을 가진 사람조차 2,000원을 원하는 부에 대한 과한 집착,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인정받는 존엄이나 품위에 만족하지 못하는, 심지어 주변 사람에게도 인정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더 큰 명예를 좇는 집착, ‘다정도 병인 양하여라는 시조의 구절처럼 과하게 갈구하는 사랑의 집착 등이 그 과함일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 어쩌면 쉬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각각이 가진 행복에 대한 기준이 다를 테니 그 기준을 일률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조정할 수 있다고 해도 행복을 느끼는 강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은 각각이 가지고 있는 기준을 조금씩 낮추는 게 답일 것 같다. 꼭 돈, 명예, 사랑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모든 것에 대해서 말이다.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김종열/농협 밀양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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