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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자의 변명

[2021-07-14 오전 10:29:56]
 
 
 

인생 2막의 커튼이 저만치서 닫길 준비를 하고 있다.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마음만 다급해진다. 지천명을 넘기면 모든 것이 둥글둥글 여유로울 줄만 알았던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걸까. 정작 하고 싶었던 일들을 끊임없이 유보한 채 시간만 살라먹고 우두커니 허수아비같이 섰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나. 어디로 가야 하나.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무엇이었나. 여기는 어디인가. 매일 다니던 익숙한 길이건만 어찌 이리도 낯선 것인지. 매일같이 아침을 알려주었던 호위무사 까치마저 어디론가 가버렸다. 의문의 시간을 헤쳐 나갈 재간이 없는데 새로운 일감들만 쉼 없이 들이닥치고 있다.

이미 하늘이 무너졌고 지축이 흔들렸는데, 내게 할 일이 남아 있기는 한 것인지. 하지도 않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옭아매느라 부질없이 분주한 날들을 멈출 수조차 없는 딜레마를 처연스레 바라볼 뿐이다. 나침반이 되어주었던 북극성마저 구름에 가려 빛을 잃고 가물거리는 하늘가에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기다리는 이방인처럼 낯설고도 낯선 길을 맴돌고 있다.

돌이켜보면 누구보다 반듯하게 우뚝 세워놓고 싶었던 나만의 캐릭터가 있었는데, 한 번도 그 모습에 근접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음습할 때면 우울의 수렁으로 빠져들곤 한다.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과 메마른 가슴은 가뭄의 논바닥마냥 황폐한데, 좁은 어깨에 매달린 계급장들이 족쇄가 될 줄이야 차마 몰랐던 까닭에 황망함을 변론할 자격조차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주저앉을 수 없었기에 몸부림쳐온 시간들마저 까닭도 없이 무상하다.

결국 영혼의 허기를 달래줄 명약은 책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기에, 인류가 도달한 최고의 지성에 접속하고자 독서에 매달렸던 인생 1막의 시간들. 서지도 못하는 빈 자루를 채워서 세워보려 했던 무수한 밤들의 고뇌와 번민. 인생은 괴상하고 예측이 불가능했기에, 어처구니없이 1막이 닫기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심지어 인생의 2막조차 스스로 열지 못하고 이끌려 다닌 시간들의 연속이었으니, 도대체 나는 나를 어느 서랍에 넣어둔 걸까. 나를 찾아 헤매느라 허비한 시간들은 어디에서 찾나. 적어도 부조리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존을 지키기 위해 책과 글이 만들어준 길만을 따라 다녔던 내 인생의 오솔길들은 비교적 꽃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위도 해본다. 다분히 타의적이었던 인생 1.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가에 따라 대체로 2막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며 남을 먼저 배려하는 성품으로 성장하고자 끊임없이 설계도를 변경해 왔다. 인생 3막을 설계하기에 앞서 노트를 들여다보니 여전히 온통 수정해야 할 계획과 덕목들뿐이다. 60세 이후의 30년을 위한 삶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서고, 또 그 이후의 시간들은 어떻게 갈무리 되어야 할 것이며, 흐드러진 시간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우리가 사회로부터 빚진 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갚아 나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일이다.

 

정희숙/시인.평론가. ()기회의학숙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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