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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9봉 완등을 꿈꾸며

[2021-05-26 오후 5:11:54]
 
 
 

한 주일이라도 산에 오르지 않으면 등산화에 곰팡이가 필까 염려스러운지 매주 토요일이면 전국의 산을 오르내리는 멋진 산악녀인 지인으로부터 영남 알프스 9봉을 완등 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에 걷기를 좋아하고 토요일이면 가까운 일자봉을 즐겨 오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등반을 거의 해 본 적이 없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떨어져있는 딸아이들에게 슬쩍 의중을 떠보았더니 엄마는 충분히 해 낼 수 있다며 바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고 주홍빛의 멋진 등산배낭까지 선물로 보내와서 9봉 완등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내가 도전장을 내민 영남 알프스는 울산, 밀양, 청도, 양산에 걸쳐 있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악군을 일컫는 말로써 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고헌산(1034m), 운문산(1188m), 문복산(1015m) 9개 산이 속해 있다. 그런데 이 영남 알프스 중에는 산림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도 올려져 있는 산이 있는데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 천황산, 운문산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100대 명산에 속해 있는 영남 알프스에 오면 누구라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각기 다른 아름다움에 푹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한다. 봄이면 이름도 다 알 수 없는 야생화의 향연에 빠져 황홀경에 헤매고, 여름이면 신록의 초록 물결에 뛰어들어 더위를 싹 날려 버릴 수 있고, 가을이면 억새와 갈대의 눈부신 은빛 향연에 빠져 시인이 되어 볼 수도 있고, 겨울이면 하얀 눈밭에 펼쳐진 눈꽃들의 축제에 눈과 마음이 부셔 추위를 싹 가실 수 있으니 4계절 어느 것 하나 덜함과 더함이 있다고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드디어 이 아름다운 명산 알프스9봉의 완등을 위하여 1219봉에의 첫 걸음을 가지산에서 시작하였다. 첫 완등 목표를 위하여 1030분경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1330분에 정상에 도착하였다.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1620분에 하산하니 봄을 재촉하는 듯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걸음을 재촉하여 집에 도착하니 등산복이 흠뻑 젖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나니 첫 산행의 달콤한 노곤함이 밀려들어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하였고 오랜만에 불면의 시간을 잊고 달콤한 꿀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한 달 후 227일 두 번째의 도전은 재약산과 천황산이었다. 표충사 주차장에 주차 후 왼쪽 대밭 길에서 층층폭포를 지나 오른 두 산은 모두 매력적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심한 변덕을 부렸다. 흐리고 바람이 불고 눈비도 내렸다가 햇빛이 났는데도 춥기도 하였다. 그러나 재약산에 올라 고사리 분교라는 팻말을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1996.3.1.에 문을 닫은 고사리 분교 -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뛰어놀 것만 같았던 억새 운동장을 바라보니 문득 누군가 들려준 이야기도 생각났다. 이 고사리 분교에서 자란 백은실 양의 이야기인데 목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사자평에 들어온 알프스의 소녀 백은실양은 MIT공대 만점 졸업생이 되어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 알프스 소녀는 나를 키운 곳은 사자평이었다고 추억을 이야기했었다는 것이다. 사자평에 오르고 보니 그 말에 깊은 공감이 느껴졌었다. 재약산에서 인증 샷을 찍고 천황산에 도착하니 2시가 되어 인증 샷을 남기고 하산하니 6시가 넘었었다.

그리고 한 달 후 320일 봄비가 내리는 토요일 3개의 봉우리를 하루 만에 완등 하는 날이다. 무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산악녀인 리더가 있어 안심하고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1130분에 취서산장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1230분에 영축산 정상에 올랐고, 1430분에 신불산 정상에 오르고, 16시에 간월산 정상에 오르는 강행군을 무사히 마쳤다. 등산을 마치고 임도로 빠지다가 17시쯤에 지나가는 트럭을 타고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하여 무사히 귀가를 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327일에 운문산을 오르니 저번 주 3개의 산을 오르는 강행군 덕분이었는지 이번 산행은 훨씬 더 수월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417일에 고헌산에 올랐고 마지막으로 5월에 입산금지가 풀리는 문복산을 522일에 오르면 영남 알프스 9봉의 완등 꿈을 이루게 된다. 완등한 사람에게는 순은 1g으로 만든 기념은화가 제공된다고 한다. 그 기념은화를 생각하며 마지막 문복산을 오를 꿈에 젖었을 때 산림청 공모 사업인 국립 등산학교를 밀양시가 유치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밀양시가 산림청 공모 사업인 국립등산학교를 유치하여 2023년에 준공과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가차원의 국립등산학교는 국내에서 속초에 이어 밀양이 두 번째이라고 한다. 이제 국가 차원의 트레킹 전문교육기관에서 수준 높은 안전한 등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꿈도 이룰 수 있게 될 것 같다. 살아가면서 한 번씩 마음이 흔들리고 탁해졌을 때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품어 주는 산의 큰 품속에 안기려 산에 올라 보자.

산에서 받은 청정한 기운을 보태 모두의 마음에서 생산되는 엔돌핀 백신으로 자가 면역력도 키우고 백신 접종을 통하여 하루빨리 잃어버린 시간들을 다시 찾아서 그저 평범했었던 소소한 일상들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램해 본다.

 

김진옥/밀양신문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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