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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에 부는 바람(2)

[2020-07-29 오후 5:10:06]
 
 
 

3장 우국(憂國)의 밤

 

성내에 부는 바람(2)

 

김병환이 그런 말을 던지고 동료들 곁으로 되돌아가자 운사는 긴장감이 풀리지 않은 얼굴로 죽명 선생을 돌아보며 묻는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청년회 합동 모임이 오늘 밤에 이곳 목사관에서 있는 모양이지요?”

아마도 그런 모양일세! 사실은 나도 그 일과 관련된 모임이 있어서 지금 목사관으로 가는 길이라네.”

, 그랬었군요!”

운사는 죽명 선생이 목사관에서 모임이 있다는 말에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묻는다.

, 선생님. 혹시 <일합사(一合社)><연무단(鍊武團)>에 관하여 알고 계십니까?”

, 그것 말인가? 자네도 그런 것까지 알게 될 정도로 우리 성도들과 소통이 잘 되고 있는 게로구먼. 그런데 갑자기 그런 건 왜?”

교회 안에서 청년회 소속의 교우들이 주고받는 얘기를 들어 보니 그것에 대해 저만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럽니다.”

죽명 선생은 주위를 한번 살펴보고는 갑자기 언성을 낮춰 그 얘기를 들려준다.

“<일합사>는 밀양 공립 보통학교의 전신인 사립개창학교(私立開創學校) 출신들인 황상규(黃尙奎김대지(金大池구영필(具榮泌명도석(明道奭이수택(李壽澤안곽(安郭이각(李覺윤치형 (尹致衡) 등의 청년 운동가들이 일찍이 보통학교 시절에 결성한 비밀 결사 단체이고, <연무단>은 을강(乙江) 전홍표(全鴻杓) 선생이 설립한 사설 동화학교(同化學校) 출신인 김원봉(金元鳳최수봉(崔壽鳳윤세주(尹世?) 등의 청년들이 학창 시절에 조직한 애국 비밀단체라네!”

사립개창학교라고요?”

사립개창학교라고 하는 바람에 운사는 내심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다네!”

짧게 대답을 한 죽명 선생은 사뭇 긴장된 얼굴로 운사를 데리고 사람들이 없는 마당 한 옆의 나무 그늘로 걸어간다. 거기에 있는 나무 벤치에 앉으면서 죽명 선생이 다시 말을 이었다.

자네가 없는 동안에 자고로 전통 깊은 유향이자 애국 충절의 고장인 우리 밀양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었다네! 다른 무엇보다도 재력 있는 우국지사들이 적극적으로 펼친 사학 건립 운동의 결과로 민족정신이 투철한 패기 넘치는 젊은 인재들이 아주 많이 생겨나고 있다네! 답답하고 캄캄한 우리네 가슴을 대낮처럼 밝혀 줄 기라성 같은 투사들 말일세!”

, 어쩐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더라니,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로군요?”

사립 개창학교라고 하면 밀양 최초의 근대학교로서 조정의 의결 기관인 중추원 의관을 지낸 자기네 집안의 문산(文山) 손정현(孫貞鉉) 선생이 지난 정유년(1897) 111일에 향반 계열의 개명 유학자들의 뜻을 모아 향청에 속한 관아 부속 건물에 설립한 군내 최초의 학교가 아니던가! 문산 선생은 나라 안의 선각자들이 근대학교 설립 운동을 한창 벌이던 구한말에 이곳 밀양에서 민족 운동의 일환으로 근대학교 설립 운동에 앞장서다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던 해에 그로 말미암은 비분과 함께 타계하고 말았지만, 이 사립개창학교의 설립이 기폭제가 되어 극히 보수적인 이곳 밀양에도 개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게 되었고, 그 결과로 세워진 사립학교만도 동화학교, 동진학교, 계성학교, 경신학교, 일신학교, 집성학교 등 여섯이나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화학교는 승정원 동부승지를 사직하고 귀향하였던 시헌(時軒) 안희원(安禧遠) 선생이 19063월에 밀양 향교 명륜당 자리에 스스로 교장이 되어 개교한 진성학교의 교사로 재직했던 을강(乙江) 전홍표(全鴻杓) 선생이 밀양의 군무를 관장하던 옛 군관청(軍官廳)자리에 세운 사설학교로서 청년을 교육하고 자주 독립의 애국사상을 고취시켜 항일 투사를 육성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하는 중학교 과정의 사립학교였다.

그런데 선생님. 혹시 <연무단><일합사>의 회원들이 누구인지 알고 계십니까”?

아니, 왜 그러는가? 혹여 자네도 거기에?”

글쎄요. 그런 것은 아니고요.”

운사는 방금 김병환이 말한 오늘 밤의 비밀 회합이 <연무단>이나 <일합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 모양이었다.

아서시게! 그런 비밀결사 단체에서 헌신적으로 몸을 던져 일하기에는 밀양의 유림을 떠받치고 있는 자네 집안과 의사라는 자네의 그 직업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걸세!”

죽명 선생은 마치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결과이기라도 한 것처럼 단호한 어조로 충고를 한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말도 않고 바라보는 운사에게 보충 설명을 하는 것이다.

잘은 몰라도 일찍이 경북 풍기에서 <풍기광복단>으로 창설되었다가 확대 개편된 <대한광복단>에 가담하여 친일파들을 처단한 후, 그 실체가 드러나는 바람에 일제의 검거 선풍이 불게 되자 중국으로 망명하여 서간도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고모부 황상규 선생을 찾아 간 김원봉(金元鳳)이라는 처조카도 이곳 개창학교의 후신인 밀양공립 보통학교 출신으로 자기 고모부의 뒤를 이어 <일합사> 회원이 되었던 모양일세! 그런 사람들은 성장할 때부터 외지로 나가 애국 독립운동의 기반을 다졌던 사람들이니 우리하고는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많다네! 그러니 경술병탄이 터지자 일찍이 일천 석 지기가 넘는 전 재산을 털어서 항일 독립운동에 뛰어든 우리 밀양 출신의 선각자인 윤세용·윤세복 선생 형제분들처럼 가문의 몰락을 무릅쓰고 극단의 각오를 하면 모를까, 칡넝쿨처럼 뒤엉킨 문중의 굴레에 얽매인 우리네 같은 사람들은 뒤에서 후원하는 것은 몰라도, 그들처럼 직접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것은 언감생심으로 아마 어려울 걸세!”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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