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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2)
Santiago 순례길 첫날 30km 묵상하며 걸으며(St―Jean - Roncevaus 25km)
[2020-05-29 오후 4:35:20]
 
 
 

산티아고 순례길 시작점까지 오기가 이리도 멀고 난코스인줄은 몰랐다. 일반적인 정보는 있어도 세세한 정보는 가물에 콩나듯하다. 그래도 어제 귀한 청년 둘 모하멧. 마르코를 만나 순례길 첫 동네 프랑스 생장피에데에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첫 단추가 잘 끼워진 셈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시차, 기후, 음식, 언어 등 우여곡절이 좀 있긴 해도 무사히 도착함에 감사했다. 15일 밤 1030분 도착해 입은 옷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남들보다 체력이 좀 났다고 하는데 시차가 다른 긴 여정 앞에는 장사가 없다.

숙면 5시간 정도 지난 후 새벽 3시 반 기상해 살펴보니 우리 도미토리에 나포함 4명이다. 마르코 그리고 한국인 김. 정이 전부다. 기상 후 근 사흘 간 씻지 못해 찝찝한 몸을 추스르고 신 내나는 속옷 양말을 세탁해 난방기 앞 널어놓으니 금세 뽀송뽀송해졌다.

새벽 5시경 한국에서 오신 두 분 김용*, 정휘* 두 분을 만나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두 양반 모두 60대 초반으로 얼마 전 공직에서 은퇴해 은퇴의 허전함을 달래고 다시 시작되는 2막 인생 도전과 변화의 기회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왔단다.

필자의 하루 시작은 새벽 3-4시 경에 어김없이 시작된다. 기상과 동시에 기도 묵상 스페인어 성경 2장 큐티 430분부터 조깅 1시간 약 10여 킬로미터이다. 오늘 새벽은 주로 자료 정리와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했다.

한 사흘 간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다보니 영 속이 허하다. 비상식량으로 가져온 라면을 하나 끓여 입맛을 유지했다. 장거리 여행에서 체력이 밀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기본 3시 세끼 균형 잡힌 먹거리가 중요하다.

어제 밤 필자의 구세주 이탈리안 마르코가 7시경 일어나 반긴다. 아침 730분에 산티아고 순례길 여권 발급을 받으러 같이 갔다. 생장 사무소가 우리 숙소 바로 밑에 있었다. 12월 중순에 접어들어 날씨 관계로 순례객이 영 없단다.

여권 발급을 받은 후 순례길 출발 코스를 자세히 알려준다. 한국에서 온 김. 정 순례자도 같이 출발한다. 간식을 사고 같이 걷는데 영 발걸음이 느리다. 그래 양해를 구하고 마르코랑 같이 걷기 시작했다. 5분 정도 지나 우리들 시야에서 완전히 살아졌다.

어제 밤늦은 시간에 마르코를 만나 통성명을 제대로 못했는데 제대로 된 자기소개를 하면서 프랑스 아기자기한 자연을 벗 삼아 걷는다. 마르코 당장 보기에 30대 중반 쯤 생각했는데 50대 초반이란다. 베르닷 베르닷 한다. 진짜라는 뜻이다. 럭비를 한단다.

구름이 약간 낀 기온 15도 내외 워킹하기에 천하제일 좋은 날씨다. 성수기 때 걸거치는 게 순례객인데 오늘은 약을 하자고 해도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 둘이서 이 유명한 산티아고 길을 마치 전세를 내어 걷는 것 같았다. 우리 둘은 전망이 빼어난 곳에서 자연의 곡선미를 감상하며 기념이 될만한 사진을 남겼다.

마르코가 구글 지도를 앞세워 순례길을 정확히 안내한다. 걷다가 헤깔리 때 지도를 보며 바로 수정해 걷는다. 오늘 첫날 코스는 초보 트래커들에게는 조금 힘든 코스였다. 해발 고도가 약 1000미터 차이가 나 오르막길은 제법 숨이 찼다.

평소 마라톤으로 다진 체력이라 오늘 목적지 Roncevaus까지 28km7시간 만에 완주했다. 순례길 탐방 비수기라 Roncevaus 동네 알베르게도 한 곳 빼고는 다 문을 닫았다.

오후 4시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첫날 힘든 코스 여독을 따끈따끈한 물로 샤워하면서 풀었다. 첫날 좀 무거운 배낭이 필자 발걸음을 무척 힘들게 했다. 오늘 밤 한 500g 정도 정리를 하고 내일은 좀 가볍게 걸어볼 작정이다.

예수님이 공생애 3년을 끝내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장사되고 사흘 만에 부활했다. 그 역사적인 사실을 목도한 12제자 중 야고보(산티아고)가 여기 스페인으로 와 전도의 길을 걸은 코스가 바로 산티아고 길이다. 800km 중 첫날 30km 순례한 셈이다. 주님이 지켜주시리라 믿고 기도하며 계속 걸을 참이다.

이탈리아 순례객 마르코와

주태균/코이카1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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