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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기업

[2020-04-29 오후 3:33:22]
 
 
 

노부부의 기업

                                 성윤자

 

한평생 하던 일 날마다 걷던 길

못다 한 일 내일하고 남은 길은 모레 걷지

하던 일 미루면 들풀이 방석되어 풀벌레 서식처라

가야 할 길 못다 가면 지팡이에 기대 가서

논매다가 남은 잡초 논두렁에 서서 매고

밭매다가 남은 들풀 밭이랑에 앉아 매지

도회지로 떠난 자식 논도 밭도 가지마라

너도 나도 쉬운 말은 굴비처럼 엮이어

살아있어 듣는 말 귀 밖으로 날아간다

날마다 오가던 길 평생에 가꾼 전답

말이 쉬워 휴경이지 내 발자국 그림자가

하루에도 몇 번인가 저물어 못다 가지

담박질 시간 속에 나이만 구십이라

마음은 나비되어 하던 일이 눈 아랜데

굽은 허리 저는 다리 쉴 곳만 유혹해도

오늘도 노부부는 유모차 동무삼아

못 잊을 기업으로 발걸음 옮겨간다

 

·시인, 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결혼이민자 강사

·2003한맥문학시 등단, 2016문학도시소설 당선

·2017부산크리스천문학수필 당선

·시집 모래의 여정3

 

성윤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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