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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오후 1:40:10]
 
 
 

지금은 익숙한 아랫목과 이별할 시간이다. 봄이 왔는가 싶어 무거운 옷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설 때, 깜짝 놀랄 꽃샘추위가 방심의 허리를 매섭게 찌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해 온 경험이었으면서도 언제나 생경스럽기만 하다. ‘꽃 피는 봄이 오면 내 곁으로 온다고 말했던 님이라도 기다리는 양 새처럼 팔랑거리며 집을 나서면, 언제나 충성스런 나의 호위무사 까치에게 가벼운 거수경례를 보낸다. 기특하고도 기특한 것 ! 언제나 넌 나의 영감덩어리였지. 너가 아니었으면 나의 아침이 얼마나 황량했으랴.

새로운 영감을 우리는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번뜩이는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까. 드디어 찾아나서 본다. ‘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차라리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기보다 찾아 나서기로 했다. 예컨대 매일 출근하는 길은 여러 방향에 있고 우리가 이용하는 교통수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스스로 운전해 출근하는 방법,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 지하철, 혹은 필자처럼 기차를 즐겨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으로 가는 길 또한 그렇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부분 늘 익숙함 속에서 자동으로 같은 길만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나 새로운 영감을 찾는다면서 몸은 오히려 단단히 고정관념에 고착되어버리고 말았다.

창조적 생각과 실천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자 하는 우리 기회의학숙(TIFO)에서는 책상의 배열을 매월 다르게 바꾸고 있다. 고정관념 탈피를 위한 노력인 셈이다. 때로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걸어보는 것. 일주일에 한번 이상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과 식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로부터 놀라운 정보를 얻을지도 모르고 신선한 정보를 얻기도 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실제 경험이며 올해의 내 목표이기도 하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지난 한 달간 실제 많은 분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뜻밖의 연락에도 반가이 달려와 준 지인들과의 식사 시간은 영혼을 살찌우는 그야말로 화려한 성찬(盛饌)이었다. 김치찌개 하나로 이어진 지성의 성찬이라고 부르고 싶다. 시대를 견인해가는 지성인들과의 만남은 큰 은혜의 시간일 뿐만 아니라, 강사를 새롭게 섭외할 수 있는 귀한 순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큰 성과이자 나에게 가장 확실하고도 풍부한 영감을 주는 존재는 기도였다. 올해부터 나는 매일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기도를 한다. 무릎을 꿇고 엎드려 간절히 나와 내 이웃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남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오늘을 허락해주신 자비로우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멀리 나가 있는 저의 두 아들들이 언제나 씩씩하고 용감하게 국가와 인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어깨에 용기를 얹어주십시오. 또한 하느님이 보시기에 의롭고 합당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해주옵시고, 바람찬 날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비 오는 날에는 언제나 저의 손에 우산을 주시옵소서 ! 저의 마음속까지도 훤히 살피시는 하느님. 하느님이 보시기에 합당하다면 그 길로 곧장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언제나 지금처럼 힘 있게 하느님께서 맡기신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그의 앞길에 햇볕을 비추어 주시고, 건강과 에너지를 허락해주십시오. 한결같은 사랑으로 학숙을 도와주시는 손길들, 학숙을 에워싸고 있는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 하시는 일들이, 하느님 은혜 가운에 나날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굽어 살펴주십시오. 또한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학숙의 펠로우들의 가정에도 축복을 내려 주시어, 안녕과 건강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십시오. 이 시대는 나라 안 밖으로 웃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화합으로 지혜를 모아,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느님 도와주시옵소서. 바람 앞에 등불같이 연약한 저희들을 부디 버리지 마옵시고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남은 인생 미력한 힘이나마, 학숙을 위해 더 힘껏 일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시옵소서!’

 

정희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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