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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리 플루티스트를 만나다
플루트 선율에 담은 生, 그 빛의 찬란함
[2020-02-08 오후 1:23:01]
 
 
 

지난달 7. 어둠 속을 반짝이며 내리는 겨울비마저 숨을 죽여야 했든 아름다운 음율이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소공연장을 돌아 흘렀다.

황미리 플루트 독주회가 2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것.

2014년 부산 동아대학교 다우콘서트홀에서 프랑스 음악으로 첫 번째 이야기의 문을 열었고, 이날 그 두 번째로 독일 음악이야기가 펼쳐진 것이다.

모두의 가슴 속에 품겨진 아련한 달빛의 서정, 그 달빛이 흐르는 평온과 감미로움이 관객들의 가슴으로 고요히 내려앉았다.

플루트라는 악기명은 몸의 양쪽 옆에 7개씩 아가미구멍을 가진 작은 물고기를 가리키는 라틴어 ‘Fluate’ 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악기의 낮은 음역은 소리가 약하지만 감미롭고, 연주자의 호흡의 세기와 밀도에 의해 옥타브가 조절되므로 대단히 예민한 악기다.

이 악기의 음율에 생이란 무게를 담고 빛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황미리란 젊은 연주가를 공연 준비로 분주한 시간의 틈을 빌려 지난 1일 만났다.

유쾌한 성격과 밝은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플루트와의 만남

황미리 플루티스트는 1983년 밀양시 상남면 평촌의 한 가정에서 2녀 중 둘째로 출생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즐겨 접하였고 평온한 가정과 아름다운 자연의 품속에서 성장기를 보낼 무렵 어머니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교회생활을 통해 다양한 악기연주로 봉사하는 이들로부터 감명을 받은 어머니가 플루트나 클라리넷을 배워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한 것이다.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던 그녀는 좀더 친숙감이 느껴졌던 플루트를 택하였고, 그렇게 중학교 시절부터 선생님을 모시고 정식으로 플루트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플루트에 대한 사랑은 밀양여자중학교를 졸업하고 관악연주과가 있는 밀성제일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절정기를 맞는다.

식을 줄 모르는 그녀의 음악열정은 결국 프랑스 음악대학으로 향했고, 오디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며 입학이 쉽지 않은 프랑스 파리시립음악원(대학과정)에 합격하면서 플루트와의 새로운 인생길을 열게 된다.

황미리 플루티스트는 유럽의 예술은 예술로 질문하고 답을 구하며, 현재의 실력보다 발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에 합격이 가능하였을 것이다고 회상한다.

 

고국의 품으로

서로 성향이 다른 네 분의 스승을 모시며 다양한 플루트음악에 빠져들어 있어야 했던 시간들은 스스로에게 혹독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학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스승들의 열정에 자극을 받으며 오직 플루트에만 몰두했던 약 8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2008년 말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고 20093월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귀국독주회를 가지는 날. 그녀는 가슴이 벅찼다.

330석의 객석이 부족할 지경에 이르도록 찾아온 관객과 아낌없는 감동과 성원으로 화답해주는 모습에 감탄했다.

음악문화의 대중성과 그저 바다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에 적합한 곳을 찾아 부산을 택하였는데 찾아온 관객들의 음악적 관심과 수준이 그녀의 음악열정을 더욱 뜨겁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경성대학교 앞에 연습실을 만들고, 대구예술대학교를 시작으로 부산예중·, 부산시영재교육원, 브니엘여중 등에 출강하는 등 시간을 쪼개며 후진양성을 위한 음악의 세계로 깊숙이 빠져드는 한편 다양한 공연활동에도 열정을 쏟아냈다.

그리고 201210월 밀양관아에서 전통혼례로 결혼식을 올리면서 축복의 가정을 이루었다.

 

열정은 불타고

나눔플루트앙상블

그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있으나 형편이 어려워 그 길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악기를 지원하고, 다양한 음악적 세계의 공감대를 만드는 사회봉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와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2012나눔플루트앙상블을 창단해 현재 12명의 회원들이 동참하고 있다.

공연활동을 통해 모금된 활동수입금을 구청에 기부해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이 공연활동은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음악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전국 또는 외국 여러 곳으로부터 초청받고 있는 이 공연은 가장 최근의 현대음악을 다루는 한국의 실험적 음악공연으로 평가받고 있다.

 

JM(Joy Music)앙상블

올해 중 밀양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공연팀이 있다. 바로 2015년 창단된 JM앙상블이다.

관객중심으로 연주자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는 음악을 위해 클래식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과 음악 외적 장르와의 콜라보도 추구하고 있으며 현재 10여 명의 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축하공연을 가졌을 만큼 인정받고 있는 이 공연은 플루트, 성악, 오보에, 첼로 등 다양한 악기와 미술, 사진, 마임 등의 전문가들도 함께하는 특별성을 가지고 있다.

 

시리즈 공연

2014년 시작된 플루트로 떠나는 음악여행은 프랑스 음악이야기, 독일 음악이야기에 이어 이태리 음악이야기를 준비 중에 있다.

또 문학과 함께하는 플루트공연으로 2015세계명작과 함께하는 음악이 첫 번째로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렸고, 2018오페라를 읽어주는 여자가 두 번째로 역시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렸으며, 2020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하는 플루트 음악을 세 번째 공연으로 준비 중에 있다.

 

음악을 향한 내일

황미리 플루티스트는 매년 외국 정상들과 가지는 협연과 다양한 공연을 소화하기 위한 연습의 시간들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의 끝이 플루트와의 사랑을 갈라놓을 때까지 공부와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는 세계 정상에 있는 음악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주는 자극과 공연장에서 주는 관객들의 호응과 격려라며 특유의 시원한 웃음을 던져 놓는다.

그리고 우리보다 후의 세대들이 더욱 왕성하고 발전된 음악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그 바탕을 가꾸는 일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음악은 아직 세계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다루는 악기나 음악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또 방과 후 수업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 가지 악기를 배우는 노력이 한국의 음악발전은 물론 개인적 삶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며 음악에 대한 사랑을 당부하기도 했다.

황미리 플루티스트의 열정적인 연주를 우리는 곧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녀의 고향 밀양에서...

박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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