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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빈틈의 매력

[2019-08-21 오후 4:27:29]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나 완벽한 모습으로 남들에게 비춰지기를 바란다. 모르는 것을 남에게 묻거나 도움을 청하면 자신의 무능과 부족함이 드러나서 얕보일까봐 그저 아는 척 늘 포장하려 한다. 또한 체면을 소중히 여기고 어떤 사람들 속에 있던 항상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며 남들이 자기를 높이 평가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완벽한 사람보다 빈틈 있는 사람이 더 좋다.

자기 PR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지나친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다. 어느 통계조사 에서는 직장에서 왕따 1위가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 하는 사람들이라는 결과를 내 놓았다. 따라서 완벽주의자나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주변에서는 은근히 실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제 삼자에게는 긍정적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잘난 체 하거나 완벽한 사람보다 겸손하고 다소 헛점이 보이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멋진 사람이 빈틈을 보이면 더 멋있어 보인다. 애릭슨 박사는 이처럼 빈틈이나 실수가 매력을 높여주는 것을 실수효과(Pratfall Effect)’라고 명명했다.

각종 행사에 참석 해보면 여러 사람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인사말이나 축사를 할 때가 있다. 아주 정확하고 능란한 말솜씨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는 사람도 좋지만 조금은 어눌하고 더듬거리면서 그러나 정성껏 준비한 메모지를 손에 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더 큰 박수를 받기도 한다. 영향력을 지닌 사람답지 않게 긴장하는 모습이 인간적인 면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는 많은 지식, 출중한 외모, 완벽한 업무처리 능력, 좋은 언변, 세련된 행동 등을 갖추는 것 등 우리가 보통 생각하고 있는 것 외에도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청산유수 같이 유창한 연설을 끝낸 젊은 초선의 의원이 의기양양해서 웅변가 처칠에게 다가가 청취소감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처칠은 이렇게 충고했다. “다음부터는 좀 더듬거리게. 말이 너무 매끄러우면 우선 신뢰감이 떨어지고 자칫 경박스럽다는 인상마저 줄 수 있다네라고.

B 씨는 특수 볼트등을 만들어 주로 외국에 수출하는 중견기업의 대표이다. 회사가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젊은 시절의 얘기다. 언젠가 미국의 수입업체 대표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고 제품의 설명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여러 회사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물론 B 씨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여러 회사의 대표들이 실무자들이 만들어 준 제품 설명서를 제시하고 차례대로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B 씨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말솜씨가 너무 없었다. 그래서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정말 그에게는 큰 고역이었다. 그렇지만 그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료를 제시하고 설명을 했다. 그러나 상세한 설명을 하지 못했고 서투른 말씨로 중요한 것 몇 가지만 긴장된 모습으로 이야기 했다. 그리고 이런 제안을 했다. “회장님께서 한국에 오신데 대한 환영의 의미로 미숙하긴 하지만 저에게 트럼팻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 해주시면 한 곡 연주 해 볼까 합니다라고. 물론 연주의 기회가 바로 주어졌고 그는 ‘Forever with you’를 멋지게 연주했다. 제품을 설명할 때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편안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연주가 끝나자 미국인 회장은 앞으로 걸어 나와 B 씨와 악수를 하고 가볍게 껴안기까지 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멋진 경영자가 있는 한 당신 회사가 생산하는 물량의 모두를 믿고 수입 하겠소라고. B 씨는 오래전 그 감동을 지금도 잊지 않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야기 하곤 한다.

나도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둘러대거나 대답을 회피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워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연수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거나 여러 사람이 그룹으로 토론을 할 때도 상대가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를 알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묻는 것이 나의 무식함을 폭로하는 것이 될까봐 아는 척하고 넘어가곤 하였다. 특히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모른다고 말하거나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버트랜드 러셀은 강의 중에 학생들이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설명할 수 없을 때는 솔직하게 말했다.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데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할 능력이 없습니다. 더 연구해서 다음 기회에 답해드리겠습니다라고.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를 실력 없는 교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 완벽한 자가 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그건 사실 불가능하기도 하다. 모르는 것은 솔직히 모른다고 말하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물어보자. 모른다고 말하고 물어보는 것은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고 함께 있는 여러 사람에게는 안도감을 주고 동류의식을 갖게 한다. 그래서 모두가 친해 질 수도 있다. 중국 속담에 몰라서 물어보고 부탁하는 사람은 5분간 바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묻지 않고 부탁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동안 바보가 된다는말이 있다.

여름이 영영 물러나지 않을 듯 8월의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차피 완벽하지 못한 것이 사람일진데 날씨도 이렇게 더운데 너무 힘들게 스스로를 포장하지 말자.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조금씩 빈틈도 보여주고 실수도 하면서 편하게 살자. 계절은 어김없이 바뀔 것이고 머잖아 시원한 가을바람도 불어 올 것이다.

정상진/전밀양초등학교교장

 
 
 
너울섬유공방 공감합니다^^
올해는, 제 마음에도 시원한 가을바람이
솔~~솔~불어 오겠습니다..
2019-08-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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