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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지평선 1권(24)
제2장 일락서산(日落西山)
[2019-07-30 오후 12:37:30]
 
 
 

妻家(8)

 

“아니야. 그자가 청관 스님이라면 벌써 우리 쪽의 움직임에 대해 눈치를 채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을 게야!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언행이 분명하고 외양부터가 심상치 않은 출중한 인물이었다는 게야! 서출이기는 해도 승당 사장어른의 핏줄을 타고 났는데, 그 두뇌와 기상이 어디로 가겠는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 때부터 알아본다고, 어릴 적부터 그랬다는 게야.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 행여나 부친의 명예에 누가 될세라, 처음부터 스스로 하인으로 행세하며 은둔 생활의 수발을 들 정도였으니 어련하겠는가? 모르긴 해도, 자네가 동산리 민씨 집안의 사람인 줄을 눈치 채고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둘러댄 게 분명한 모양일세!”
“그렇다면 제가 사람을 놓아 다시 한 번 자세히 알아보면 어떠하올는지요?”
내심 가슴을 치며 중산이 물었으나 필운 선생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네! 내 짐작대로라면, 아마도 그 사람은 이미 무봉사를 떠나고 없을 테니까 말일세!”
“그분이 무봉사를 떠났다면 어디로 갔을까요?”
“글쎄, 내가 알아 본 바로는 운수납자(雲水衲子)처럼 전국의 유명 사찰들을 돌며 수행생활을 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승적을 옮겨 간 동래 범어사로 곧장 갔으면 모를까, 난들 그 향방을 짐작이나 할 수가 있겠는가? 이번에 무봉사에 온 것도 탁발을 가장하여 다른 은밀한 목적으로 지나치는 길에 용무가 있어 일부러 들렀던 것이라고 하니 말일세!”
“……….”
중산은 갑자기 할 말을 잃은 채 한 줄기의 청량한 솔바람이 한바탕 가슴을 후려치고 지나가 버리고 만 듯한 허전함을 느낀다. 좀 전에 느꼈던, 허탕 뒤에 오는 아쉬움만은 아니었다. 놀라운 건지, 경이로운 건지 그 자신도 알 길이 없는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른 승당 할아버지의 첩실 소생이라는 청관 스님―.
중산은 자운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그 젊은 중이 장인어른의 말대로 청관 스님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것이 하나의 확증처럼 머릿속에 뚜렷이 자리를 잡아가는 심사였다.
‘참으로 아까운 사람이야! 그 자운 스님이라던 학승 말일세. 첫 인상부터가 어딘지 모르게 범상치가 않아서 하는 말이네. 청동으로 빚은 듯이 당당한 체형하며 온유함 속에서 발하던 그 강렬한 지혜로운 눈빛이 퍽 인상적이었거든!’
아까 들었던 운사의 말도 그런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참, 아버님은 양춘재에 혼자 계시던가?”
운사의 말을 떠올리며 청관 스님의 생각에 젖어 있는 중산에게 필운 선생이 불쑥 묻는 말이었다.
“아닙니다.”
중산은 짧게 대답했다가,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웬 낯선 손님 한 분이 그곳 안사랑에 와 계셨습니다.”
하고 잠시 잊고 있었던 아까 그 노선비의 존재를 떠올린다.
 “아직도 그대로 계셨구먼! 먼 데서 오신 손님이야. 호암(毫巖) 선생이라고, 경북 의성(義城)에서 오신 분이라네!”
“경북 의성에서요”
“그렇다네! 자네 조모님의 친정이 있는 경북 의성 말일세! 오래도록 산 속에 은둔하며 의병 활동을 하고 계셔서 그렇지, 의김(義金) 쪽의 거목이라 할 만큼 학문이 깊고 의기가 출중한 분이시지!”
의김이라면 용화 할머니와 한 집안인 안동 김씨 족벌의 의성파(義城派)가 아닌가! 중산은 갑자기 무엇이 쿵하고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함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내심 가슴을 친다.
“용화당의 자네 조모님과도 촌수가 닿을 만한 사람이니, 자네도 면식(面識)을 익혀 두는 게 좋을 게야.”
“예… 그랬었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는 그 어른을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좀 뜻밖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산은 용화 할머니의 장손으로서 큰 무례라도 범한 것처럼 얼굴이 화끈해짐을 느낀다.
“친정과 측간은 멀수록 좋다고 했으니 그거야 그럴 수밖에!”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공감을 표한 필운 선생은 활짝 열린 문 밖을 한번 살펴보고 나서,
“그 어른은 그동안 태백산 일대에서 많은 제자들을 이끌고 의병 활동을 쭉 해오고 계셨다네! 그래서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실 수가 없으셨던 게지.”
하고 왜놈들이 알면 총칼을 들고 들이닥칠 놀라운 말을 입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의병이라는 바람에 중산도 헌병대 감옥에 갇혀 있는 남포 선생의 모습을 후딱 떠올리며 부지불식간에 활짝 열린 문밖 마당 끝의 중문 쪽부터 살펴본다. 그러면서 지금 자기 품속에 간직한 서찰이 예사 성질의 것이 아님을 직감하고 얼른 옷깃을 여미는 것이다. 그리고 단오절을 맞아 흥성거려야 할 처가를 감싸고도는 이상야릇한 정적마저도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드넓은 중사랑 마당에는 엷은 저녁나절의 햇살이 엷게 깔려 있을 뿐, 사람 그림자 하나 얼씬하지 않고 있었다.
“왜, 아버님께서 그 손님을 소개해 주시지 않던가?”
중산이 눈에 띄게 긴장하는 것을 보고 필운 선생이 묻는다.
“승당 할아버님과 친분이 계신 분이라는 말씀은 하셨지만, 다른 말씀은 일체 없었습니다.”
중산의 말로 미루어 운곡 선생의 의중을 읽었는지 필운 선생도 천천히 고개를 끄떡이며,
“…아마도 의병 활동을 하시는 분이라 보안상의 이유도 있지만, 시국이 극히 불안한지라 자네에게 불편한 마음의 짐을 지우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시려는 배려에서 그리하셨을 게야. 그러니 자네도 그 어른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
하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며 그 손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정대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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